석유공사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
석유공사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
우드사이드 자료는 누락, '140억 배럴' 책임회피성 공지 올린 석유공사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6.1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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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 전경.(사진 출처 : 뉴스버스)
한국석유공사 전경.(사진 출처 : 뉴스버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첫 국정 브리핑에서 경상북도 포항시 영일만 앞바다 석유 매장 발언이 나온 이후 그에 대한 여진(餘震)이 일주일 째 지속되고 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마치 한국이 산유국이 될 것처럼 장밋빛 희망을 부풀리는 것에만 혈안이 됐고 정당한 의혹 제기에 대해선 “산유국의 꿈을 짓밟는다”는 식의 매도를 일삼고 있다.

그러나 한국석유공사가 분석을 의뢰했다는 미국 기업 Act-Geo의 신빙성에 대한 의구심이 사그라들기는커녕 점점 더 짙어지고 있음에도 윤석열 정부는 국민들에게 어떠한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뉴스버스가 9일 또 다시 중요한 2개의 단독 보도 기사를 내놓았다.

먼저 지난 9일 뉴스버스는 〈우드사이드 탐사자료 4월 확보하고도 동해유전 분석 포함 안시켜〉란 제목의 단독 보도 기사를 통해 Act-Geo가 기존 탐사자료와 최신 자료를 분석해 7개의 유망구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으나 가장 최신 자료인 우드사이드의 2차 탐사 데이터는 분석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렸다.

뉴스버스는 정부의 정보공개포털을 확인해 한국석유공사가 올해 4월 호주 우드사이드 사로부터 탐사자료를 이관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해 4월 11일 석유공사는 자료이관(우드사이드사 지분양도 후 탐사자료 반납)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생산해 등록했다.

정보공개포털에 나타난 석유공사 생산 문건 목록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작년 1월 16일 우드사이드사에 탐사자료 반납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낸 것으로 나와 있다. 석유공사 생산 문건 목록으로 보면 석유공사는 우드사이드에 탐사자료 반납 요청을 한지 1년 3개월만인 올해 4월에 자료를 반납받은 것이다.

뉴스버스는 해당 자료가 지난 2019년 4월 우드사이드가 석유공사와 6-1북광구 및 8광구에 대한 2차 조광권 계약을 맺은 뒤 2021년 5월까지 2년간 2,575km² 넓이의 구역 심해 지질구조에 대해 새로운 기술인 3D(3차원) 지진파 탐사를 실시해 취득한 데이터들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 가능성 진단을 내놓은 Act-Geo는 작년 2월부터 작년 말까지 기존 탐사자료 및 석유공사가 새롭게 제공한 자료를 분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에 반납받은 우드사이드사의 2차 탐사자료는 Act-Geo의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

Act-Geo의 빅토르 아브레우 박사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우드사이드사가 조기철수해 심층분석을 못했다"면서 "우드사이드사와 다른 방법으로 분석을 했다"고 말했다. 아브레우 박사는 또 지난 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드사이드보다 더 좋고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광구에서 16년간 탐사와 시험시추 등을 해온 우드사이드사의 2차 탐사 데이터를 확보한 상태에서 이를 포함시키지 않은 채 서둘러 매장 가능성을 발표한 것이어서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석유공사는 2차 탐사까지 마친 우드사이드사가 2023년 1월 공식적으로 한국에서 철수한 이유에 대해 "다른 에너지기업인 BHP와의 합병과정에서 자금 문제로 인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원인"이라며 "탐사는 끝냈지만 유망성 분석을 하지 않고 서둘러 철수했다"고 주장했다.

우드사이드는 지난 2006~2011년 1차 탐사에서도 지진파 검사를 했지만 2D(2차원) 기술로 당시 취득한 데이터는 우드사이드가 직접 유망성 평가까지 마쳤고 시험 시추를 통해 개발 실패로 종결됐다. Act-Geo의 빅토르 아브레우 박사는 7일 기자회견에서 '기존의 홍게, 주작, 방어 등 3개 시추공에서 발견된 자료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아브레우 박사가 언급한 이들 유정은 모두 우드사이드사가 1차 탐사를 마치고 2013년 시추를 마친 곳이다. 이와 관련, 아브레우 박사는 이날 "현재 한국 동해 프로젝트의 2단계에 있으며 2단계가 마무리되면 몇개의 추가 유망구조를 더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기존 분석에서 누락된 우드사이드 2차 탐사자료를 추가로 분석하고 있다는 추정을 낳았다.

뉴스버스 측에서 작년 1월의 탐사자료 반납 요청 서한과 지난 4월의 탐사자료 이관 서류를 확인하려 했지만 이들 서류는 모두 비공개로 지정돼 있었다. 석유공사는 우드사이드사가 철수한 뒤 해당 광구에 대해 노르웨이 쉐워터사에게 용역을 줘 작년 4~5월 3D물리탐사가 진행됐다. 뉴스버스 측에선 아브레우 박사의 분석과 평가는 10년전 1차 우드사이드 탐사자료와 쉐어워터사의 탐사 자료에 의존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충격적인 소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같은 날 뉴스버스는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석유‧가스 140억 배럴 매장 가능성을 발표하고 이틀 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석유공사 내부도 대부분 몰랐던 ‘깜짝 발표’ 내용과 상황에 대한 책임 회피성 공지문을 올린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다.

김 사장은 내부게시판 공지사항이라는 글에서 ‘140억 배럴 매장 가능성’ 등에 대해선 직접적 언급을 피한 채 “(140억 배럴은) 탐사 자원량이므로 숫자보다 가능성을 보고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140억 배럴’ 언급이 부풀려져 있음을 암시하는 듯 하면서도 ‘숫자보다 가능성’이라고 언급하며 ‘140억 배럴’ 책임론에서 비켜나려는 뉘앙스로 해석된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은 국정 브리핑에서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동해 가스전 300배 규모”,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29년, 석유는 4년 쓸 수 있는 양” 등으로 발표하면서 국민들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김 사장은 또 “제일 먼저 구성원들과 소통해야 하나, 정보 유출의 염려가 있어 조금 늦게 보고드린 점 양해바란다”고 고개를 숙였다. 뉴스버스 측에선 김 사장의 이 같은 말을 석유‧가스 자원 개발을 수행하면서도 대통령의 발표 이후에야 상황을 알게된 석유공사 직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또 김 사장은 공지문 첫머리를 “그동안 여러분의 수고와 노력으로 광개토 프로젝트 3가지 목표 중 1Tcf이상 가스전 발굴을 첫 번째 목표로 심해 전문가 해외 컨설턴트와 함께 종합기술 점검을 하여 7개 유망 구조를 발굴했다”고 격려성 발언으로 시작했다.

광개토 프로젝트는 2021년 동해 가스전의 매장량 고갈 이후 석유공사의 제2 동해 가스전 발굴 등 3가지 목표를 향한 노력을 말한다.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목표는 1Tcf(조입방피트)이상 가스전 발굴인데, 1Tcf가스전은 2021년 생산 종료된 동해 가스전의 약 4배 규모다. 석유공사의 광개토 프로젝트 목표가 동해가스전의 4배 규모 이상인데 비해 윤 대통령이 매장 가능성을 언급한 ‘140억 배럴’은 동해가스전의 300배 규모다.

‘광개토 프로젝트의 목표치'를 엄청나게 상회하는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지만, 김 사장은 되레 “내용은 제가 타운홀 미팅 등에서 수 차례 언급했기 때문에 우리 구성원들에게는 새삼스러울 것은 없어 보인다”고 가라앉히고 있다.

뉴스버스는 이를 두고 대통령의 발표와 ‘실제 상황’간 괴리를 잘 아는 석유공사 내부 직원들의 동요를 달래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김 사장은 “지금의 분위기와 관심은 성공하기 전까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앞으로 많은 과제와 도전이 앞에 놓여 있다. 쉬운 길은 아닐 것이다”고도 했다.

이상으로 볼 때 한국석유공사의 행태는 여러 모로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영일만 앞바다를 탐사, 시추했으나 유망성이 없다고 철수한 우드사이드의 분석 결과는 내팽개친 채 Act-Geo의 분석 결과만을 금과옥조처럼 떠받드는 행태는 정상적이라 보기 어렵다. 또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덜컥 시추 승인을 발표한 것 역시 정상적이라 보긴 어렵다.

15년 가까이 영일만 앞바다를 직접 시추했던 회사의 분석 결과가 더 정확할 것인지 미국 가정집에 본사를 둔 1인 기업이면서 시추를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Act-Geo의 분석 결과가 더 정확할 것인지는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윤석열 정부가 무엇 때문에 Act-Geo의 분석 결과만을 금과옥조처럼 떠받드는 것인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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