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탐사 "법원, 국정원 문건보다 김성태 말을 더 믿었다" 분석
뉴탐사 "법원, 국정원 문건보다 김성태 말을 더 믿었다" 분석
김태균, 장원테크 실체 모르고 내린 오판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6.08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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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관계자들이 나노스 주가 부양을 위해 아침부터 주고 받은 카카오톡 대화.(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쌍방울 관계자들이 나노스 주가 부양을 위해 아침부터 주고 받은 카카오톡 대화.(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7일 밤 시민언론 뉴탐사가 이른바 쌍방울 방북비용 대납 의혹 1심 재판에서 징역 9년 6개월 및 벌금 2억 5,000만 원과 추징금 3억 원을 선고받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심 선고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도했다. 시민언론 뉴탐사는 이화영 1심 선고 결과를 분석하며, 재판부가 국정원 문건보다 김성태의 말을 더 신뢰한 점을 지적했다.

이런 이화영 전 부지사와 달리 검찰에 협조했던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은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방용철은 이미 작년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다. 역시 플리바게닝이 아니었는지 의심이 가는 부분이다.

우선 뉴탐사는 재판부가 이화영 전 부지사가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에게 대북송금 관련 보고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않은 점에 대해 재판부가 책임 있는 판단을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만약 재판부가 보고 여부에 대해 명확히 판단했다면, 이재명 대표의 제3자 뇌물죄 성립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법원은 지난 2010년 판례에서 제3자 뇌물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뇌물 공여자와 수뢰자 간에 뇌물 제공에 대한 공통의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재판에서는 이화영과 이재명 사이의 공통 인식 여부에 대한 판단이 누락되었다. 뉴탐사는 이를 대법원 판례에 어긋나는 판결이라고 지적하며, 재판부의 편향성 의혹을 제기했다. 대법원 2010도 12313에 적힌 제3자 뇌물죄에 대한 판시 내용은 이렇다.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청탁의 대상이 되는 직무집행의 내용과 제3자에게 제공되는 금품이 그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그러한 인식이나 양해 없이 막연히 선처하여 줄 것이라는 기대나 직무집행과는 무관한 다른 동기에 의하여 제3자에게 금품을 공여한 경우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뉴탐사는 쌍방울의 대북송금 동기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번 판결을 내린 신진우 판사는 이화영 부지사나 경기도의 요청이 없었다면 쌍방울이 북한에 거액을 보낼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최근 언론 보도만 보더라도 그런 판결을 내릴 수 없다. 뉴스타파를 시작으로 뉴탐사 등 여러 언론사들은 쌍방울이 이미 2018년 6월부터 장원테크를 통해 북한 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판사의 판단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원테크는 KH그룹 계열사로 KH그룹은 쌍방울그룹과 오랜 기간 자금을 주고 받으며 경제공동체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쌍방울 김성태 회장과 KH그룹 배상윤 회장은 서로를 의형제로 부르는 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쌍방울의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하여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주가조작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박철준의 이름도 판결문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뉴탐사는 재판부가 고의적으로 주가조작 의혹을 외면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2019년 1월 14일과 15일 쌍방울 관계자들의 카카오톡 대화를 보면,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 주가 부양을 위해 N프로젝트를 띄우기 위한 대화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 밖에 신진우 판사의 이번 판결에 대해 비판받을 점은 김성태의 진술을 국정원 문건보다 더 신빙했다는 것이다. 그는 국정원 문건보다 김성태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라며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뉴탐사 측에선 김성태가 거짓말을 할 동기가 충분히 있음에도 이를 간과한 채 판결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김성태가 거짓말을 일관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정원 문건에는 쌍방울과 경기도의 대북 채널이었던 안부수 등을 통해 쌍방울 대북 송금 과정의 전모가 상세히 기록돼 있다. 뉴탐사는 쌍방울 김성태와 비교해보자면, 국정원이야말로 거짓말할 동기가 없다는 것이 상식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문건에는 단 한 번도 쌍방울 대북 송금과 관련해 이재명의 연관성이 나오지 않는다.

또 뉴탐사는 이화영 전 부지사 측 변호인들은 김태균이 작성한 회의록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그러나 신진우 판사는 회의록 작성자인 김태균을 언급하면서도 회의록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뉴탐사는 김태균 회의록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무비판적으로 증거 채택한 판사의 판단을 비판했다.

김태균이 작성한 회의록에는 검찰의 공소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 김태균은 일본과 미국, 홍콩 등을 다니며 호텔 공용PC에서 회의록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대북 사업의 비밀 회의 자료를 호텔 공용PC에서 작성한 것도 수상하지만, 누가 언제 작성했는지도 알수 없도록 프린트된 종이 형태로 제출했다는 점도 조작 가능성을 의심케 한다.

신진우 판사는 김태균이 해외투자 전문가라고 치켜세웠지만, 김태균은 '코스닥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오명을 가졌을 정도로 손대는 사업마다 망하기 일쑤고, 자신이 최고전략책임자라고 검찰에 밝혔던 캐나다 회사에 문의한 결과 김태균의 증언은 사실과 달랐다. 심지어 김태균은 작년 카드값 연체로 2개의 카드사로부터 재산명시를 요구받기도 했다. 재산명시는 채권 추심 전 채권자가 재산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법원에 요청하는 절차다.

결국 신진우 판사는 주가조작 의혹과 박철준은 배제한 채, 김태균 회의록은 언급하는 등 증거를 취사선택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 들어 검찰이든 법원이든 정치 집단으로 변질되어 법조계 전반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는 중이다. 뉴탐사 측에선 향후 2심에서는 이재명 대표와의 연관성, 제3자 뇌물죄 성립 요건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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