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터지는 영일만 석유 논란...'산유국 꿈' 노린 사기극?
계속 터지는 영일만 석유 논란...'산유국 꿈' 노린 사기극?
Act-Geo조차도 영일만 시추 프로젝트 성공률 20%라 주장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6.0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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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앞바다에 위치했던 동해 가스전. 2004년부터 2021년까지 17년 동안 천연가스 및 초경질원유를 생산해 한국을 산유국 대열에 오를 수 있게 해주었다.(사진 출처 : 나무위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첫 국정 브리핑에서 나온 포항 영일만 앞바다 석유 매장 발표에 대한 여진(餘震)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기성 언론들은 아직 석유가 있는지 없는지도 확인되지 않았건만 대통령의 발표에 부화뇌동하며 ‘산유국의 꿈’ 등의 소리를 하며 장밋빛 희망만 밝히는 기사를 써댔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영일만 앞바다 석유 매장 발표는 발표 직후부터 신빙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첫 번째로 신빙성이 흔들린 것은 정부가 분석 의뢰를 맡겼다는 미국 Act-Geo라는 회사 자체의 문제점이었다. 문제의 Act-Geo 본사는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 위치한 어느 가정집이었고 그나마도 임대를 내놓은 상태였음이 드러났다. 때문에 페이퍼 컴퍼니 아니냐는 의심이 곧바로 터져 나왔다.

또한 Act-Geo는 대표인 브라질 출신 빅토르 아브레우의 1인 기업이었던 사실이 알려졌고 텍사스 주정부와 세무국에 자신들의 업종에 대해 ‘직업훈련과 관련 서비스’라고 신고했고 ‘지리 컨설팅’은 부업종이라 밝혔다. 직업훈련과 관련 서비스가 주업종이란 회사에서 발표한 분석 결과에 대해 신빙성을 의심하지 않는 사람을 더 찾기 힘들 것이다.

이렇게 분석 결과에 대한 의문점이 쌓이던 와중에 시사인이 2개의 단독 보도를 했다. 첫 번째는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영일만 일대 심해 탐사 사업이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다(no longer considered prospective)”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시사인 단독 보도에 따르면 우드사이드는 2023년 8월22일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한 2023년 반기 보고서에서 “탐사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하여 더 이상 가망이 없는 광구를 퇴출시켰다. 여기에는 트리니다드 토바고 심해 5광구에서 철수하기로 한 결정과 캐나다, 대한민국, 미얀마 A-6광구에서 공식 철수 활동을 완료하는 것이 포함된다”라고 밝혔다.

우드사이드는 지난 2007년부터 영일만 일대 지역인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지역을 탐사해온 회사다. 지난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탄성파를 통해서 지층 구조를 분석해왔다”라고 언급했는데, 이 분석을 한국석유공사와 공동으로 담당한 곳이 우드사이드다.

7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지적한대로 우드사이드는 2022년 기준 23조 940억 원 매출을 기록했으며 직원 숫자만 4,500명 이상인 세계 굴지의 기업 중 하나다. 그런데 사실상 1인 기업인 Act-Geo는 우드사이드와는 정반대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어느 쪽이 더 신뢰할 만하다고 볼 수 있을까?

우드사이드는 2019년 4월 9일 한국석유공사와 맺은 계약에 따라 영일만 일대 탐사에 따른 조광권(해저광구에서 해저광물을 탐사·채취 및 취득하는 권리) 지분 50%를 확보했다. 그러나 우드사이드는 영일만 일대 개발이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조광권도 포기했다.

기업의 최대 가치가 이윤 추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영일만 앞바다엔 석유가 없거나 있더라도 채산성이 없어서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1인 기업에 2만 달러 남짓한 매출을 기록한 회사가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가 풍부하다고 발표했다면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또 시사인은 Act-Geo의 영국 법인은 단돈 1파운드로 법인을 설립했으며 소유주는 르네 종크 에버딘 대학 지질학·지구물리학 명예교수이고 사무실 또한 그 사람의 자택인 것으로 드러났다. Act-Geo의 영국 법인 사무실 주소와, 르네 종크 교수의 자택 주소가 모두 영국 스코틀랜드 애버딘에 위치한 한 가정집으로 등록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Act-Geo의 분석 자료는 신빙성에 적잖이 의심이 갈 수밖에 없으며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처럼 속된 말로 이번에 제대로 한탕 해먹으려고 윤석열 정부에 줄을 댔고 정부 또한 국면 전환을 위해 덜컥 시추를 승인하고 요란하게 발표를 한 것이 아닌지 적잖이 의심된다.

‘산유국의 꿈’을 갖는 것은 좋지만 이럴 때일수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데 현재 윤석열 정부와 그에 부화뇌동하는 언론들의 모습은 정말 경솔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산유국의 꿈’이란 것에 눈이 멀어 사실 검증에 관한 눈도 흐려진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

잠시 잊었겠지만 한국도 한때 산유국이었던 적이 있었다. 2004년부터 2021년까지 17년 동안 울산 남동쪽 58km 지점 해상에 위치한 동해 가스전에서 액화천연가스(LNG)와 휘발유성 원유인 초경질원유(컨덴세이트)를 생산했기 때문이다. 그 동해 가스전이 위치한 곳은 지금 윤석열 정부가 석유 매장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 곳과 그리 멀지 않다.

동해 가스전의 가스 생산이 2021년 12월 31일을 끝으로 종료되면서 한국은 불과 17년 만에 산유국의 지위를 잃게 됐다. 만약 영일만 앞에 막대한 석유가 매장되어 있고 채굴 및 생산이 가능하다면 불과 3년 만에 산유국 지위를 되찾을 뿐 아니라 석유 수입에 쓰는 외화를 절약할 수 있기에 그만한 경사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영일만 앞바다에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채산성이 없다면 그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Act-Geo조차도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률을 20% 정도로 봤다. 본인들은 결코 낮은 성공률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20%의 확률에 기대어 막대한 시추 비용을 날리는 것은 무모한 도박이 아닌지 우려된다.

 더불어민주당은 6일 노종면 원내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국민은 MB 때 자원개발 대국민 사기극을 기억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브리핑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매우 경솔하고 무책임한 판단입니다. 대통령 지지율 20%가 깨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기획된 ‘국면전환용 정치쇼’에 국민께서 희망의 널뛰기를 한 꼴입니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우드사이드와 Act-Geo, 전혀 다른 두 판단이 존재하는데도 한쪽 분석 결과만 공개하며 공식 발표를 한 이유가 무엇인지 밝힐 것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정반대의 분석 결과에도 불구하고 불확실한 동해유전 개발에 앞장서게 됐는지 납득할 수 있게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만약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기 전에 시추를 강행할 경우 관련 공직자들은 형사처벌을 면치 못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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