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드러나는 장시호·김스타 커넥션
계속해서 드러나는 장시호·김스타 커넥션
민사 패소 당일에 나눈 장시호와 김스타 사이 수상한 통화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5.1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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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장시호 녹취록 속 일부.(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른바 장시호 녹취록 속 일부.(출처 : 시민언론 뉴탐사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시민언론 뉴탐사의 최초 보도로 시작된 국정농단 주역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와 이른바 ‘김스타’란 별명으로 불린 대검찰청 반부패부 김 모 검사 간 커넥션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김 검사는 뉴탐사 강진구 기자와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 등을 고소했지만 의심이 가는 정황들이 나오는 중이다.

시민언론 뉴탐사와 KPI뉴스에 이어 13일 시사인이 단독 보도를 통해 장시호가 민사소송 패소 당일 ‘김스타’ 김 모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형사 사건에 대해 상의하고 증언을 받은 정황을 입수해 보도했다. 같은 날 채널A가 단독 보도로 장시호의 말이라며 검사 위증교사가 없었다고 알렸지만 수상한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어 ‘검찰 보호’를 위한 보도로 의심된다.

사건의 전말을 알기 위해선 다시 시계바늘을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때로 돌려야 한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진 후 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에게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 결과는 2021년에야 나왔는데 각기 다른 판단이 나왔다.

민사 법원은 장시호의 패소로 판결한 반면에 검찰은 민사소송과 같은 내용으로 제기된 형사 고소 사건에 대해 재판에 넘길 수 없다고 결정했다. 물론 민사 법원 판단과 형사 고소에 대한 검찰 처분이 늘 같은 순 없다. 그런데 문제는 장시호가 민사소송 패소 당일 현직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형사 사건에 대해 상의하고 조언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장시호와 통화한 현직 검사는 ‘김스타’란 별명으로 통하는 대검찰청 반부패부 김 모 검사다. 장시호와 김 검사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와 검사 사이로 만났다. 최근 시민언론 뉴탐사 보도를 시작으로 KPI뉴스 등 여러 매체에서 김 검사가 장시호와 부적절한 사적 관계를 맺고 뒷거래를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물론 김 검사는 이런 의혹들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며 법적 대응 의사를 밝혔고 실제 10일 뉴탐사 강진구 기자와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 등을 상대로 고소했다. 그러나 시사인이 입수한 장시호에게 걸린 민·형사 사건에 관여했다고 보이는 정황에 대해 묻는 질의에 대해선 “특검 수사 이후 장시호씨가 연락을 해오면 받았고, 원론적인 법적 조언을 해준 것은 맞다”라고 말했다.

시사인은 자체 취재 결과를 통해 다음과 같이 전했다. 동계스포츠영재센터 법인은 지난 2018년 10월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장시호를 형사 고소했고 이듬해 3월 손해배상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국정농단 특검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르면 최순실은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삼성 등 대기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뒷돈을 받는 창구로 악용했다.

장시호는 문제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서 사무총장을 맡아 실질적인 운영을 총괄했다. 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민사소송과 형사 고소를 통해 장시호가 최순실과 짜고 법인 자금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센터 자금을 관리하고 있었던 장시호가 2015년 설립자금 5000만 원을 최순실이 인출할 수 있도록 법인 통장과 도장을 건네줬고 실제로 최순실이 같은 해 7월 돈을 빼돌려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센터는 또 최순실이 리스로 사용해오던 카니발 승합차를 법인 명의로 승계했는데 장시호가 이를 개인용도로 쓰다가 제3자에게 마음대로 매도해 피해(승합차 승계·매입 비용 2600만여원)를 입혔다고도 주장했다. 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장시호에게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은 2021년 1월 20일 센터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문을 보면, 법원은 △센터를 설립한 최순실이 장시호에게 법인 운영을 위임한 점 △이후 장시호가 직원 채용과 자금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등 법인을 실질적으로 운영해왔던 점 △최순실이 센터 설립자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통장과 도장을 건넨 사실 등을 종합해, 장시호가 “최순실과 공동불법행위(횡령)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승합차 승계·매입 비용은 금융기관 등에 상환된 사실이 확인됐고 장시호가 돈을 빼돌린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장시호는 이후 고등법원에 항소하고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모두 기각되면서 2022년 11월 10일 1심 법원 판단이 확정됐다. 한편 검찰은 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장시호를 상대로 고소한 형사 사건에 대해 2021년 2 월24일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했다. 센터가 장시호를 고소한 지 2년 6개월여 만에 나온 결과였다.

‘공소권 없음’이란 처분은 검찰이 재판을 청구하지 않는 불기소 처분 유형 중 하나다. 주로 피의자가 사망한 경우, 공소시효가 만료된 경우,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는 경우 등 소송 요건이 모자라거나 면책되는 경우에 내려지는 결정이다. 다만 ‘공소권 없음‘이 ’혐의 없음’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시사인은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같은 혐의 내용으로 제기된 민사소송과 형사 고소 사건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만 늘 결과가 같은 것이 아니며 법원의 판단과 수사기관 처분이 엇갈리는 것도 비일비재하다고 하면서도 이번 장시호와 관련된 건은 뭔가 특이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것은 바로 민사소송 선고와 검찰의 형사 고소 처분 사이 장시호가 한 지인과 나눈 대화 속에서 찾을 수 있다. 그 지인은 바로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이른바 ‘장시호 녹취록’ 속 통화 상대 지인이다. 장시호가 이 지인과 2020년 6월부터 2021년 7월까지 나눈 전화 통화 녹음파일 1300여 건 중 일부에서 이 사건과 관련한 대화가 나왔다.

해당 녹음파일 내용 가운데엔 장시호가 민사 패소 직후 김 검사와 통화를 하고 형사 사건에 대해 법률 자문을 받았다고 말하는 내용이 확인되며 그 전화가 있고 한 달 후에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나왔다. 시사인이 장시호의 지인으로부터 입수한 녹음파일 내용 중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사건과 관련한 전화 통화는 2021년 1월 20일 오후 3시 26분에 이뤄졌다.

이 날짜는 민사 법원이 장시호에게 일부 패소 판결을 한 당일 오후다. 시사인은 대화 내용을 종합해볼 때 당시 장시호는 민사소송과 함께 제기된 형사 고소 사건에 대해 자신의 변호인과 상담을 한 직후 지인과 대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시사인 기사에 나온 그 녹취록을 들어보면 장시호는 김 검사를 ‘김스타’ 혹은 ‘오빠’라고 지칭하고 있었다.

이 기사를 보도한 시사인의 문상현 기자는 검찰의 ‘공소권 없음’ 처분 근거는 포괄일죄(여러 행위가 포괄적으로 하나의 죄를 이루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즉, 검찰이 장시호가 최순실과 함께 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제기한 설립자금 횡령 의혹을 국정농단 특검이 기소한 센터 자금 횡령 사건이 벌어진 시점에 이뤄진 유사한 범죄, 즉 연속범행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장시호는 국정농단 특검 수사와 재판에서 최순실과 공모해 삼성 등을 상대로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 총 18억 2000만 원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았다. 그 밖에 센터 자금 3억여 원을 자신의 차명 회사로 빼돌린 혐의와 국가보조금 2억 4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 등도 있다.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발발 이후 장시호는 2020년 7월까지 특검 수사 및 재판을 받았고 징역 1년 5개월이 확정됐다. 문 기자는 이런 사실을 고려했을 때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형사 고소를 담당한 검찰 수사팀이 장시호가 이미 특검에서 기소한 사건으로 처벌을 받았으니 같은 혐의로 또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검찰 처분 시점이 공교로운 건 사실이다. 처분이 나온 때가 형사 고소 2년 6개월 만인 2021년 2월 24일이었는데 장시호가 지인에게 ‘김스타’를 불러서 형사 사건 종결을 시켜달라고 얘기하는 게 낫겠다고 이야기한 날로부터 한 달 후였다. 우연의 일치라고 해도 의심을 살 수 있을 만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김 검사는 시사인에 “충분히 질문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김 검사는 장시호와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법적으로 조언을 해준 사실은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10일 시사인과 전화 통화에서 “특검 수사 이후 장시호씨가 연락을 해오면 받았던 것은 맞다. 원론적인 법적 조언을 해준 것도 맞다. 다만 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관련한 사건이었는지, 어떤 내용의 조언을 해줬는지는 모르겠다. 많은 사건을 담당해왔고 시간도 많이 지나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는다. 장시호씨가 연락해 물어온 내용이 당시에도 기억에 남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지 않았던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검사의 설명은 장시호 녹취파일로 여러 의혹이 불거진 이후 5월 8일 배포한 입장문 내용과 일부 다르다. 김 검사는 입장문에서 “장시호씨를 외부에서 만난 사실이 전혀 없고, 사건과 무관한 이유로 연락한 적도 전혀 없으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그 어떤 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김 검사는 시사인 측에 장시호가 특검 수사 당시 중요한 참고인이었고 박근혜 씨와 최순실, 이재용 삼성 회장 등 중요 관계자들이 모두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과정에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인물이라 하며 자신 뿐 아니라 특검팀 관계자들 모두가 장시호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말이 “특검 수사가 종료됐다고 해서 갑자기 매몰차게 대할 수 없었다”였다. 왠지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이 터지자 내놓은 해명과 유사해 보인다. 또 김 검사는 이번 장시호 녹취록에 대해서 지인과 잡담한 과정에서 장시호가 자신의 인맥을 과시할 목적으로 늘어놓은 허풍이란 취지로 말했다.

장시호 또한 “증언연습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고 이를 채널A가 받아 13일 단독 보도로 알렸다. 하지만 이 사실을 최초 보도한 시민언론 뉴탐사는 장시호 녹취록에 대해 먼저 6가지 사실을 알렸다. 뉴탐사 측에서 알린 6가지 사실관계는 대략 이렇다.

① 장시호 녹취록을 돈 주고 샀다는 주장은 정유라의 일방적 거짓말이다.

② 녹취록 방송과 관련하여 법적 문제는 없다.

③ 장시호는 이미 작년 11월 김스타 검사와의 관계에 대해 답변한 바 있고 뉴탐사 측에서 김 검사에게 반론 기회를 제공했으나 본인이 먼저 거부했다.

④ 장시호 녹취록 제보자는 통화한 지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다.

⑤ 녹취록 외에도 이미 사실로 확정된 다른 팩트들과의 교차 검증을 통해 사실로 믿을 만한 부분만 신중히 보도하고 있다.

⑥ 장시호와 김스타 간 불륜 의혹은 이미 검찰 안팎에서도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온 사안이었으며 고소장을 면밀히 검토해 무고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

또 뉴탐사 측에선 김 검사가 장시호 녹취록을 부정하기 위해선 2개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그 2개의 강은 이렇다.

① 김 검사가 장시호와 사적인 만남을 가졌으며, 이때 김 검사를 본 목격자가 있음.

② 법무부 공식 발표 9일 전에 장시호가 김 검사 인사 정보를 알고 있었음.

뉴탐사는 13일 장시호 녹취 추가 보도를 앞두고 김 검사와 대검찰청에 2차 질의를 보냈으며 만일 이번에도 답변을 하지 않는다면 의도적으로 반론을 회피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13일에 보도될 장시호 녹취록 2차 보도는 믿기 어려운 사실들이 공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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