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87] 나무의 지혜…태안군 태안읍 상옥리 낙우송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87] 나무의 지혜…태안군 태안읍 상옥리 낙우송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4.05.10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굿모닝충청 글 윤현주 작가, 사진 채원상 기자] “소나무는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않았다. 방향을 바꾸어야 하면 미련 없이 바꾸었고, 그 결과 소나무는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우종영「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中에서 

사람들은 나무에 인생을 배운다고 한다. 나무가 생(生)으로 증명해 내는 지혜로움, 단단함 속에 깃든 유연함 그리고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때때로 삶의 교훈이 되기 때문이다. 

나무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나무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삶의 지혜도 무궁무진하다. 

태안군 태안읍 상옥리, 나무들 사이에서 우뚝 솟은 낙우송은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는 아니다. 

공원이나 관광지의 풍치림으로 많이 심는 낙우송은 키가 50m까지 자라는 큰 나무로 침엽수지만 낙엽이 지는 ‘낙엽 침엽교목’이다. 

솔잎처럼 뾰족한 잎을 가지고 있지만 가늘고 부드러운 데다 가을이 되면 단풍이 들고 잎이 떨구는 조금은 특별한 나무이다. 

잎을 떨구는 모습은 마치 깃털이 떨어지는 것 같아 ‘깃이 떨어지는 소나무’ 낙우송(落羽松)이라 이름 지어졌다. 

하늘에 닿을 듯 크게 자라나는 나무지만 낙우송은 무던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봄에는 부지런히 새잎을 틔우고, 여름이면 사력을 다해 푸르름을 더하다 가을이면 잎을 단정하고 차분하게 잎을 물들인 채 겨울을 날 채비를 한다. 

낙우송은 맨몸으로 겨울을 견디기에 가을의 끝 무렵부터 잎을 떨구어 낸다. 

가을을 덧입은 잎을 아낌없이 떨구어 내는 모습은 여느 나무와는 사뭇 다르다. 

바람에 흩날리듯 나무에서 떨어져 나간 잎은 가볍게 공중을 유영하다 사뿐히 바닥에 내려앉는데 그 모습에는 실낱같은 미련조차 없어 보인다. 

매 순간 최선을 다했기에 흙으로 돌아가는 순간도 여유로울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런 낙우송의 사계를 알기에 새잎을 틔우고 녹음을 더해가는 낙우송의 모습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사람들은 언젠가는 놓아주어야 할 것에 대해서는 온전히 맘을 쏟지 않는다. 오롯이 내 것으로 남지 않는 것에 열과 성을 다하는 건 낭비라는 생각 때문이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나무는 미련 없이 잎을 모두 떨구어 낼 순간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촘촘히 공간을 채운다. 

버려야 채울 수 있고, 채워야 누군가에게 그늘을 선물할 수 있음을 알기에 한 줌 봄 햇살에도 삶을 일구는 것이다. 

태안군 태안읍 상옥리 1158 낙우송 127년(2024년)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