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尹대통령, 국민들과 대적하려 하나?
[조하준의 직설] 尹대통령, 국민들과 대적하려 하나?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5.0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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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실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MBC뉴스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실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MBC뉴스 갈무리)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9일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로 끝났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그는 어떠한 변화의 의지도 보이지 않는 마이동풍(馬耳東風), 우이독경(牛耳讀經) 행보를 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쯤 되면 드는 생각이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속된 말로 ‘맞짱’이라도 뜨겠다는 것인지 의심이 들 지경이다.

우선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발언부터 살펴보자.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그 순간부터 논란의 대상이었다. 학력조작, 경력조작은 물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등 김건희 여사는 숱한 논란에 연루되었지만 그 어느 것 하나도 해명된 바가 없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엔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및 명품백 수수 논란 등도 추가됐다. 거기에 최근엔 비선 실세 논란도 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의 논란에 대해 번번이 ‘정쟁’ 딱지를 붙이며 회피에 급급했고 최근엔 김 여사의 의혹과 관련된 보도를 한 언론사들을 향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선거방송심의위원회를 동원해 재갈 물리기에 급급했다. 수사기관은 수사기관대로 김건희 여사의 소환조사 한 번 하지 않다가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후 부랴부랴 수사하는 시늉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김건희 특검법은 찬성 여론이 70% 안팎에 이를 정도로 매우 뜨거웠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하면서 최근 검찰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를 착수한 점을 언급하며, "어떤 입장을 언급하는 것은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다"며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할 것"이라 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특검은 검·경 공수처 같은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할 만큼 해 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라고 하며 또 늘 써먹던 레퍼토리를 반복했다.

이는 지난 2월 7일 KBS 박장범 앵커와의 신년대담에서 나왔던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이 누구에게 박절하게 대하는 것은 어렵다”와 대동소이한 발언으로 볼 수밖에 없다. 애초에 특검이 대두된 것 자체가 검찰이 제대로 김건희 여사를 수사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검찰이 부랴부랴 나선 것도 김건희 특검법 통과로 선수를 뺏길까봐 그런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김건희 특검법도 재추진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이미 3월에 거부권을 행사해 비판을 받았고 종당엔 총선 패배로 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약 야당이 재추진할 경우 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국민의 70% 안팎이 원하는 법안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국민의 대의기구인 국회가 민의를 거스르는 것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어떤 명분으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주 통과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거부권 행사 의지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현재 고위공직자수사처가 외압 의혹 관련자를 소환조사 중임을 언급하며 "수사 관계자나 향후 재판 관계자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열심히 진상규명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결과를 보고 국민께서 납득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하겠다"며 기존 대통령실과 정부여당 측의 논리를 동어반복했다. 대놓고 민의를 거스르겠다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발언으로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 밖에 대일 저자세 굴욕 외교 논란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관계는 과거사와 일부 현안에 대해서 양국 국민들의 입장 차이가 확실하게 있고 존재한다"면서도 "양국의 미래 세대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야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핵 대응과 양국의 경제협력을 위해, 또 인도·태평양 지역과 글로벌사회에서 양국의 공동 어젠다에 대해 리더십 확보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또 경제 정책 기조인 기업 세재 지원에 대해 '부자감세'라는 비판이 제기된 데 대해서는 "대기업 감세다, 부자감세다라는 비판에도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제 인하를 추진했다"며 "국회도 설득하고 국민들께도 잘 말해서 재정 여건 허락하는 범위에서 어떤 식으로든 우리 기업들이 국제경쟁력에서 밀리지 않도록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렇듯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상 그 동안의 실책을 만회할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소통은커녕 최악의 불통을 보여주었고 모든 변화를 거부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보였다. 윤석열 정부의 대주주를 자처하는 조중동마저도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받으라고 주문한 상황인데 고집을 굽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번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끝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민심과 평행선을 걷기로 결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76년의 헌정사를 거치며 민의를 거스르고 국민과 대적했던 정부들 중에 편안한 결말을 맞은 정부는 단 하나도 없었다. 

해병대 출신의 김규현 변호사는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은 결국 한 지점에서 만나게될 것이라 주장한 바 있다. 언뜻 봐서는 별개의 특검법으로 보이는 두 법안을 연결하는 고리는 바로 ‘비선 실세’의 존재다. ‘비선 실세’가 날뛰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윤석열 정부는 박근혜 정부처럼 조기에 파면으로 붕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두 특검법은 모두 윤 대통령의 급소를 겨냥하고 있는 셈이다.

자기 목 앞에 칼이 들어왔으니 방패를 들어막든 칼을 뽑아 쳐내든 하고 싶은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거부권이란 방패로 앞의 칼을 막는다고 해도 등 뒤에서 겨누고 있는 화살까지 막아낼 수는 없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국민들은 과연 그걸 어떻게 생각할까? 거부권을 남발할수록 역설적으로 윤석열 대통령 본인의 임기도 제 손으로 단축시키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 가지 묻고 싶다.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서 특검법을 받지 못하는 것인가? 만약 특검을 동원해서도 걸려든 것이 없다면 역풍은 고스란히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받게될 것이고 그럼 정권 재창출에도 탄탄대로가 열릴 것이다. 그런데 왜 거부권을 움켜쥐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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