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비선 논란에 조중동도 尹 공격
대통령실 비선 논란에 조중동도 尹 공격
- 조선일보, 동아일보 일제히 사설로 비선 논란 해명 요구
- 박근혜 정부 말기 시절의 데자뷰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5.0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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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말 서울의소리 특종 보도를 통해 알려진 김건희 여사의 문제적 발언. 현재 김 여사는 '셀프 가택연금' 중에 있으며 꾸준히 비선 실세로 지목되고 있다.(출처 : 서울의소리)
작년 11월 말 서울의소리 특종 보도를 통해 알려진 김건희 여사의 문제적 발언.(출처 : 서울의소리)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7일 밤 중앙일보의 단독 보도로 알려진 지난 4월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영수회담에 비선 실세 개입 논란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도 일제히 사설을 내며 윤석열 대통령을 공격하고 나섰다. 

8일 조선일보는 〈이상한 尹·李 회담 풍경〉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공격에 나섰다. 조선일보는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했던 이번 영수회담의 ‘특사’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에 대해 함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서 살았던 이웃사촌이었고 임 교수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이 대표가 불편해할 사람을 총리에 기용하지 않겠다”거나 “회담이 잘되면 골프 회동과 부부 동반 모임도 갖자”는 뜻을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전한 것에 대통령이 공식 기구와 참모들 외에 다른 비공식 라인도 활용한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되자, 대통령실은 “회담은 비서실 같은 공식 조직을 통해 이뤄졌다”고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그렇게 말했다고 한 인터뷰 내용에 대해 대통령실이 별도로 반박하지 않은 사실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또 조선일보는 국민의힘 일부 지지자들이 당 게시판에 “대국민 사과에 인색했던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는 너무 굴욕적”이라는 글을 올린 사실을 지적하며 “윤 대통령이 일부 같은 당 사람들을 대했던 적대적 태도와도 너무 다르다. 무엇이 진짜 대통령의 모습인지 혼란스러운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고 직격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의 회담, 그리고 대통령의 정치 활동은 대통령실 정무수석실이 맡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윤석열 정부 들어 대통령실의 정무 기능은 사실상 정지됐다고 지적했다. 또 조선일보는 총선 직후 윤 대통령이 “이제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야당 대표와 만난 것은 바람직한 일라고 추켜세우며 “그 과정에서 비공식 라인까지 가동됐다 해도 꼭 탓할 일만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대통령실 내부 비선 라인에 대한 소문이 무성한 터여서 개운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지금 대통령의 메신저를 자처하는 인사들이 대통령 주변에 적지 않다고 한다”고 에둘러 말했다. 즉, 윤석열 정부가 박근혜 정부의 전철(前轍)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선일보는 “그러니 이번처럼 회담의 협상 과정을 공개하거나 자신들의 역할을 부풀려 자찬하는 일도 벌어진다. 모두가 바람직하지 않으며 잘못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는데 이 또한 비선 실세로 인해 임기 중 전복된 박근혜 정부를 떠올리란 경고로 해석된다.

같은 날 나온 동아일보의 사설은 조선일보에 비해 더욱 직설적이다. 동아일보는 이 날 〈“영수회담에 함성득-임혁백 비선 거래”… 듣도 보도 못한 정치〉라고 직접적으로 공격했다. 동아일보는 해당 사설에서 이번 영수회담을 둘러싼 비선 논란에 대해 “‘자가발전’과 과장이 아주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두 교수가 비공식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 자처하며 양측 간에 내밀하게 오간 내용까지 상세하게 공개한 상황에서 무작정 부인만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평했다.

일부 과장된 측면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함성득 원장과 임혁백 교수의 말이 모두 거짓이라고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정치에는 일종의 윤활유 역할로서 비공식 채널이 필요할 때가 있다”고 언급하며 “첨예한 대결 상황이나 민감한 회담을 앞두고 때로는 공식 라인 외에 막후 비선 접촉이 일을 풀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해당 사설에서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것은 공식 라인을 보완하는 수준이지 그것을 대체하는 정도는 아니었다. 더욱이 그 막후 얘기는 대개 훗날의 회고담으로 알려졌지 이번처럼 회담이 끝나자마자 대놓고 자신의 역할을 내세워 시시콜콜 공개하는 일도 없었다”고 직격했다. 즉, 막후 비선 라인이 공식 라인을 보완하는 수준으로 나서는 경우는 있었지만 그걸 대체하는 경우는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그 막후 얘기는 먼 훗날 회고록에서나 나온 것이었지 이번처럼 회담 직후에 나온 일도 없었다는 것이 동아일보의 지적이다. 다시 말해 지금 동아일보 또한 대통령실 내부에 공식 라인이 위세를 잃고 비선 실세들이 활개치고 다니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동아일보는 “이런 듣도 보도 못한 주변 정치가 횡행하는 이유가 뭔지, 내일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설명해야 할 것이 하나 더 늘었다”고 다시 한 번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직격했다. 달리 말하면 총선 패배 이후 꾸준히 언급되는 비선 논란에 대해 윤 대통령이 명확하게 해명하지 않을 경우 박근혜 정부처럼 임기 중에 전복될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지난 2016년 10월 말에 발발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도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 언론들과의 마찰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논란의 전조 현상이라 볼 수 있었던 이른바 ‘정윤회 십상시 문건’ 파동 당시에도 조중동은 비선 논란에 대해 넌지시 언급하며 박근혜 씨에게 손절을 주문했으나 박근혜 씨는 무시했고 계속 비선 실세 최순실에게 의존했다.

그렇게 2년 가까이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다 결국 조중동은 그 동안 고이고이 쌓아두고 있었던 박근혜 정부의 치부를 하나둘씩 터뜨리기 시작했다. 2016년 10월 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의 진원지로 알려진 JTBC도 조중동 중 하나인 중앙일보 계열 종편 방송사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역사는 돌고 돈다’는 격언처럼 윤석열 정부의 행보는 놀라울 정도로 박근혜 정부의 그것을 따라가고 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윤석열 정부가 박근혜 정부보다 더 빠른 시점에서 비선 실세 논란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 하나 뿐이다. 취임 만 2년에서 이틀이 모자란 정부인데 벌써부터 뿌리째 흔들리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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