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불거지는 비선 실세 논란
계속해서 불거지는 비선 실세 논란
윤석열 정부의 모든 논란 기초엔 '한 사람'이 있다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5.08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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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9일 열린 영수회담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윤석열 대통령(우)의 모습.(사진 출처 : 대통령실 홈페이지)
지난 4월 29일 열린 영수회담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윤석열 대통령(우)의 모습.(사진 출처 : 대통령실 홈페이지)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2대 총선이 끝난 후 윤석열 정부에도 비선 실세가 있다는 논란이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29일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영수회담에도 비선 실세가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일 밤 중앙일보 단독 보도로 알려진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4월 29일 있었던 영수회담 추진 당시 공식 참모 라인이 아닌 이른바 ‘함성득·임혁백’ 비공식 라인이 특사 역할을 맡아 물밑 조율을 했다는 것에서 비롯됐다. 이 두 사람은 지난 7일 오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영수회담과 관련한 자신들의 역할을 공개한 바 있었다.

함 원장은 윤 대통령의 아크로비스타 이웃 주민으로 윤 대통령 가족과 친분이 깊다. 임 교수는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두 사람은 인터뷰에서 구체적 사례들을 제시하며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입장을 서로에게 전하는 가교 역할을 맡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터뷰 중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총리 추천을 요청했다는 둥 이 대표의 차기 대선 경쟁자가 될 만한 인사는 인선에서 배제하겠다는 둥 민감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렇게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에게 항복하는 모양새가 연출됐기에 현재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고 심지어 ‘민주당에서 보낸 트로이 목마’라는 반응까지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내용은 모두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과는 배치되는 설명이었다는 것이 문제다. 대통령실은 영수회담 직후 “(총리와 관련해선) 인사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브리핑을 했다. 영수회담 협상 과정에서도 “국무총리 인선은 논의 테이블에 올라온 적이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었다.

인터뷰 내용 중 한때 유력한 대통령 비서실장 후보로 언론에 보도됐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관련해 이 대표가 “양평고속도로 특혜의혹 관련 책임을 져야 할 인물”이라며 난색을 표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실제 원 전 장관은 이번 대통령실 인사에서 기용되지 못했다.

중앙일보는 대통령실이 즉각 비선 논란을 부인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윤석열 대통령 또한 한국일보 기사를 접하고 모들에게 “그런 말은 한 적도 없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또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7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오래전부터 대통령은 이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제안을 언론, 여당과 야당 등을 통해 받아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회담을) 결정해서 직접 이 대표에게 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식 라인을 거쳐 했다. 거창하게 특사라든지 물밑 라인은 없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 역시 “윤 대통령은 정치를 그런 식으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즉, 함성득 원장과 임혁백 교수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여당 내부에서도 이런 대통령실의 설명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상태다. 우선 두 사람의 인터뷰 내용이 상세한데도 대통령실의 설명대로라면 모두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된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두 사람을 향한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 이 점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또 인터뷰 내용 중 윤 대통령이 “강성 지지층과 참모들의 반대 때문에 그간 이 대표를 만나지 못했다”고 밝혔다는 부분은, 윤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가 4월 중순 한 언론 인터뷰에서 “간접적으로 들었다”며 말했던 내용과 매우 유사하다. 실제 여권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함성득 교수가 윤 대통령 가족과 가깝다는 건 여권 내 주지의 사실”이라고 했다.

함성득, 임혁백 교수 두 사람이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면 결국 이번 영수회담 물밑 조율에 비선 라인이 개입한 것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스픽스의 전계완 대표 또한 이번 중앙일보 보도에 대해 “나라가 발칵 뒤집힐 일 아니냐?”고 지적하며 “야당 대표에게 ‘당신 하자는 대로 할 테니까. 나는 지금 아무 힘 없어, 나 좀 봐줘.’ 이런 얘기를 했다는 건데. 이게 윤석열 대통령의 평소 언어 습관이나 행동 패턴하고는 전혀 다르다”고 덧붙였다.

전계완 대표는 “그러면 분명히 윤석열 대통령이 이런 제안을 함성득 교수를 통해서 했다면 누군가 이렇게 이야기를 하라고 지시는 아니지만 요청한 사람이 있지 않겠나? 상상되지 않겠나?”고 주장하며 마지막 장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가 말한 장면은 윤 대통령이 영수회담 끝나고 나서 자주 만나고 골프 회동하고 부부 동반 모임을 제안한 사실이다.

전 대표는 이를 두고 “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이 자기 표현으로 가능한 것이냐? 이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민감한 내용을 함성득 교수하고 임혁백 교수가 인정을 하고 언론에 얘기를 해버린다. 이 사람들 목숨 걸고 해야 되는데. 압수수색 당할지도 모르는데. 그런데 임혁백 교수는 이걸 당 대표실에서 만났다는 것 아닌가? 민주당 당 대표실에서. 아무나 들어갈 수 있나?”고 덧붙였다.

전계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뜬금없는 골프 회동 및 부부 동반 모임 제안 등이 윤 대통령의 평소 표현으로 하기 힘든 제안이라 한 것을 염두에 둔다면 결국 이 제안의 목적은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재추진을 목표로 한 김건희 특검법 철회에 있는 것이라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갑자기 이재명 대표가 수사를 받는 사실을 언급하며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고 “문재인 정부 때부터 시작된 수사라 어쩔 수 없다”는 책임회피성 변명을 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는 희대의 국정농단 스캔들이 터진 것이 지금으로부터 불과 7년 6개월 남짓밖에 안 됐는데 “역사는 반복된다”는 세간의 말처럼 또 다시 일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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