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86] 나무의 가치…태안군 소원면 영전리 소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286] 나무의 가치…태안군 소원면 영전리 소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4.05.07 13: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굿모닝충청 글 윤현주 작가, 사진 채원상 기자] 우리는 일상적으로 무언가의 가치를 매긴다.

귀하다, 특별하다, 소중하다 등 추상적인 단어를 사용해 그 가치를 표현하기도 하지만 때때로 화폐 단위를 이용해 가치를 구체화하기도 한다.

‘숲세권’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자연환경이 강조되는 시대이기에 나무의 가치도 종종 화폐화되어 나타나곤 하는데 50년 동안 잘 자란 나무 한 그루의 경제적 가치가 약 1억 4천만 원이라는 산림청의 발표 또한 이 같은 맥락이다.

특히 나무의 화폐 가치는 훼손 앞에서 두드러진다.

2022년 뉴질랜드 오클랜드 바닷가에 천만 달러가 넘는 고급 저택의 주인이 정원에서 자라고 있는 보호수를 잘라 5만 2,500달러의 벌금이 선고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 돈으로 7,200만 원이 넘는 금액이다.

집주인은 그 나무가 관에서 지정한 보호수라는 걸 알고 있었고, 인부에 의해 나무가 25%가량 베어졌을 때 이웃에 의해 신고되어 시청 직원들이 중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인은 인부에게 나무를 베어 달라 청했고 결국 나무는 완전히 잘려 나갔다.

이 사건을 맡은 담당 판사는 집주인의 이런 행동을 고의적이고 심각한 범죄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난하며 벌금을 선고했다.

국가와 시대를 막론하고 화폐로 가늠할 수 없는 보호수의 의미와 가치를 훼손한 것에 대한 죄를 법의 잣대로 엄중하게 물은 것이다.

태안군 소원면 영전리 소나무를 찾아갔을 때 나는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기사만으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던 오클랜드 보호수를 떠올렸다.

대부분의 보호수가 마을 입구에 자리하고 있지만 영전리 소나무는 개인 소유의 집 정원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315년 수령의 이 소나무가 어떤 이유로 집안에 자리 잡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 나무에 대해 아는 이를 수소문했지만, 그 누구도 아는 이가 없었다.

그저 나무가 있었던 곳에 누군가가 집을 지었고 그게 집터가 되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을 것으로 추측할 뿐이었다.

어찌 됐든 영전리 소나무는 오클랜드 보호수와는 달리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라고 있었다.

300년이 훌쩍 넘는 수령의 노거수지만 잎에서 뿜어져 나오는 짙은 녹음과 붉은 기를 머금은 거친 수피에서 무한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하늘을 향해 펼친 소나무 노거수의 풍만한 아름다움 또한 자연이 만들어낸 작품 같았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아름다워지는 유일한 생명체가 나무라는 것을, 그 심연의 아름다움을 새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태안군 소원면 영전리 395 소나무 315년(2024년)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