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유병호가 버틸수 있는 배경은?
[조하준의 직설] 유병호가 버틸수 있는 배경은?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10.2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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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상대로 표적 감사를 자행했다 공수처에 고발된 감사원 사무총장 유병호. 그는 최근 공수처의 소환조사에 불응하는 추태를 부렸다.(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상대로 표적 감사를 진행했다 공수처에 고발된 감사원 사무총장 유병호. 그는 최근 공수처의 소환조사에 불응했다.(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표적 감사했던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안하무인(眼下無人) 태도가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9일에 그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약칭 공수처)가 소환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배짱인지 21일에 불응했다. 

문재인 정부 말기부터 감사원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으로 가 있는 전 감사원장 최재형부터 현 감사원장인 최재해까지 감사원은 계속해서 편파 감사, 정치 감사를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그보다 더한 인물이 바로 감사원 내부에서 실세로 통하는 사무총장 유병호였다.

유병호총장은 감사원에서 근무한 이래 단 한 번도 논란이 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 통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감사원 감사는 검경의 수사와 달리 공무원들에게 모욕을 주거나 저인망식으로 압박하는 감사는 금물로 여겨진다. 그러나 유병호는 '불도저'라고 불릴 정도로 공직자들을 거칠게 몰아붙이기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역대 감사원장들이 유병호 총장의 감사 방식에 부담을 느껴 요직에 기용하기를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런 사람을 처음으로 요직에 발탁한 사람이 바로 현재 국민의힘 소속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인 최재형의원 이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원전 감사가 오랫동안 난항을 겪자 유병호 총장에게 감사를 맡겼다.

하지만 애당초부터 문제가 많은 인물을 요직에 앉히면 더 큰 문제를 불러 일으키기 마련이다. 아니나 다를까 유병호 총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단 한 번도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크고 작은 논란을 간략하게 열거하면 이렇다.

먼저 월성원전 감사 담당국장 시절인 2021년 6월 자녀들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매수, 보유하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유 총장이 지난 정부에서 ‘탈원전 감사’를 주도했고, 이번 정부에서도 탈원전 등 소위 ‘악폐 청산’ 작업에 나선 상황에서 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원전 업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1급 이상 공직자는 본인 및 가족이 보유한 주식 가액이 3,000만원을 넘을 경우 2개월 이내에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을 해야 한다. 이에 유병호 총장은 주식 취득 경위에 대해 “월성원전 감사가 종료된 지 8개월이 지나서 자녀들에 5,000만원씩 증여했다”며 “이후 자녀들이 경제 공부 차원에서 자기 의사로 주식을 취득했고 현재 손실을 기록 중”이라고 해명하고,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직무 관련성 심사 결과가 나오면 그대로 따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주식 매각 결정이 나오자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하는 과잉 조치라며 불복,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를 피고로 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9월 12일 1심에서 보기 좋게 패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유 사무총장 배우자가 보유한 주식은 감사원의 선택적 회계검사 대상에 해당하고 사무총장 권한과 업무 범위에 비춰 각 회사에 이해충돌 가능성이나 위험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면서 "공직자윤리법상 직무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이후엔 감사원이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의 민간인 시절과 정의당 의원 시절의 철도이용 내역을 감사원이 받아본 것에 대해 보도했는데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민간인 사찰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은 자료 제출을 요구할 때 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면서 감사원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감사원법 50조 2항을 보면 감사원은 자료 제출을 요구할 때 "감사에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는 항목이 있는데, 민간인 때 자료 몇년 치를 동의없이 가져가는건 명백하게 이 '최소한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또한 감사원이 2017년 자료부터 요구했는데, 이 해는 문재인 정부가 시작된 해이다보니 민주당에선 사실상 전 정권을 겨냥한 감사가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을 향한 표적 감사가 그대로 이어진 것이 바로 최근 불거진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표적 감사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유병호 총장은 전 정부에서 임명한 인사들에 대해 강도높은 감사 조치를 벌였고 그 중 하나가 권익위원장 전현희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였다.

해당 감사는 2023년 6월 9일 발표된 감사 결과에서도 절반 이상의 감사에 대해선 '혐의 없음'을 3건은 '기관주의' 요구로 마무리되었다. 보고서 발표 당시 감사위원회 소속 감사위원들이 감사원 측에서 무단으로 보고서를 임의 수정해 다시 수정할 것을 요청했으나 감사원 사무처가 이를 그대로 공개하면서 감사위원과 사무처가 정면충돌하는 양상까지 나욌다.

작년 10월 5일 유병호가 대통령실
작년 10월 5일 유병호가 이관섭 국정기획수석비서관에게 보고 문자를 보낸 사실이 적발된 바 있다.(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조선일보는 ''친야 감사위원들이 전현희 구하기를 시도했다"며 물타기에 나섰으나, 감사위원들의 논의 과정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감사원의 헌법상 권한은 감사위원들에게 있지 사무처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사무처의 무단 수정 및 공개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애초에 감사원은 원장을 포함한 감사위원 7인의 합의제 기관이며 사무처장과 사무처는 원장의 지휘를 받아 행정처리를 하는 실무기관에 불과하다. 법원에 비유하면 판사의 판결을 직원이 임의로 수정, 공개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때문에 유병호 사무총장은 월권을 자행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공수처 수사대상이 된 것 또한 그 때문이다.

하지만 유병호 총장은 여전히 안하무인이다. 도대체 뭘 믿고 설치는 것인지 공수처의 소환에 대놓고 불응하며 버티기에 급급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에선 22일 유병호 총장을 향해 "침대축구인가. 조금만 더 버티라는 윗선의 문자라도 받았나"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필자 또한 유병호 총장이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버티는 것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생각에서가 아닌지 의심된다. 실제 이미 작년 10월 5일에 유병호가 이관섭 국정기획수석비서관에게 보고 문자를 보내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또한 "감사원은 감사 대상이 비협조적일 때 그동안 어떻게 조치했나"라며 "정작 자신은 공수처의 소환을 거부하는 것도 모자라 비난까지 하다니 부끄럽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법상 독립기관인 감사원이 윤석열 정부 들어 정권의 보위 기관으로 전락했으며,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 사무총장의 책임이 크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줄곧 정치 감사에 몰두해 왔으면서 권위와 신뢰를 운운할 자격이 있나"라고 꼬집었다. 참고로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는 궤변은 현 최재해 감사원장이 늘어놓은 궤변이다.

이번 최재형 의원과 최재해원장, 유병호 총장의 사례를 볼 때 감사원도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어떻게 감사원을 개혁해야 하는지는 지금부터라도 정치인들이 깊이 연구해야 할 부분이다. 

유병호 총장의 결말은 어떻게 보면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동안 정말 그는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설치고 다녔다. 어쩌면 그는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몰랐던 어리석은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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